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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발버둥/TIL

회고를 이렇게 지수 백오프로 작성해도 되는 걸까

couch 2024. 5. 20. 22:58

정말이지 회고 간격에 화들짝 놀라서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취준할 때는 그래도 자주 글을 올렸는데, 그 뒤로는 '입사 후 일주일', '입사 후 3개월'이다.

그리고 맙소사, 지금은 1년 6개월차다.

1년 3개월의 기간이 너무 길다 보니 어디서부터 써야 할 지 단번에 떠오르지 않는다.

 

꾸준함을 되찾자

요즘 자주 하던 생각을 적어 보자면, 이제 슬슬 머리를 밭갈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차마 하나의 글이 되지 못하고 노션에 쌓여 있는 메모나 에러 케이스들이 많은데,

내 언어로 적어보지 않아서 그런지, 충분히 깊게 파고들지 않아서 그런지 머릿속에서 금방 휘발된다.

 

오늘만 해도 내 블로그에 들어왔다가 '내가 이런 걸 적어 올렸었구나' 하고 새삼스러워 놀랐다.

TIL로 부담없이 블로깅하거나 깃허브에 올렸으면 성취감도 생기고 자주 들여다봤을 텐데 아쉽다.

 

예전에 시니어분들 인터뷰를 보면서 '1일 1커밋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같은 말에 끄덕끄덕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같아서는 셀프 꿀밤을 먹여주고 싶다. 거기에 동의하려거든 무엇이든 다른 공부 방법을 갖추었어야 한다.

 

뇌는 생각보다 멍청해서 기계적으로 동작해서, 우선 지식을 욱여넣으면 그걸 재밌다고 느낀다고 한다.

한창 공부할 때 당일 배운 것을 무조건 당일 적어 올렸던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됐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24년 남은 기간 동안 아주 작은 것이라도 무조건 깃허브에 올리려고 한다.

나는 관성의 인간이니까. 시작하면 또 하게 될 거다.

 

더 확장해 보자

확장이 필요하다. 수평적으로도, 수직적으로도.

1년 6개월간 같은 기능의 버전 1, 2, 3에 플러스 알파로 종종 그 주변 기능을 만들어 왔는데,

만들 때는 정말 열심히 토론하고 고민해서 만든 것 같은데 정리하려니 기간에 비해 한 게 적게 느껴진다.

만들고 있는 걸 잘 이해하고 있느냐고 하면 아주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혼자라도 회사에서 맡았던 기능 외에 다른 것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부터 인증과 결제 기능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매번 무슨 기획을 하겠다고 하다가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keyclock 같은 걸 넣을 만한 기획은 너무 스케일이 크다. 기획 없이 작은 기능만이라도 짜 보면 공부가 될 것 같다.

 

프론트엔드로서의 깊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새로 오신 팀장님께 적극적으로 질문할 예정이다.

정말 감사하게도 설명해주시는 걸 즐기시는 분이라, 나만 다시 깍두기의 마인드로 돌아가면 되겠다.

타입스크립트 스터디는 이번주에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너무 확장하지는 말고

하도 뭔가 빠르게 바뀌어 나가는 프론트엔드 씬이라 앞으로도 부지런히 나아가야 하지만

(Next.js 13 공부한 내용은 한번 개요도 못 적어 봤는데 이제 14버전을 쓰고 있고 또 React 19가 나왔다)

이 와중에 나는 지금 내가 놓치고 온 CS 쪽도 너무 궁금하다.

 

일이 손에 익기 시작할 때쯤 SDE가 다같이 AWS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는데,

나는 CS와 백엔드 지식이 적다 보니 서비스의 역할을 이해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역시 뇌는 멍청한 것인지 물리 법칙을 따르는 것인지 일단 질량을 갖기 시작하니 중력이 생기나 보다.

아니면 단순히 자격증은 있는데 설명할 수준은 안 되는 상황이 스스로 답답한 것일까.

 

요새는 udemy에서 네트워크 강의를 듣고 있다.

설명이 아주아주 자세한 low level 강의를 결제하려고 했는데, 손이 어떻게 미끄러졌는지

'실무는 하고 있지만 그것과 CS 지식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는 개발자'를 위한 high level 강의를 샀다.

얻어 걸렸지만 오히려 너무 좋다.

강의는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짚어 내려가 주고, 그래도 내가 모르는 것은 gpt에게 질문하니 딱 재밌다.

 

여기까지가 적당한 것 같다.

지난 회고 보니 아는 분께 golang에 대한 얘기를 들은 건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적어뒀던데,

나는 아직 실무를 벗어난 지적 탐구를 하기 적당한 수준은 아니다.

이 다음은 브라우저 공부로 다시 좁혀야지.

 

자주 돌아보고 칭찬도 하고

이렇게 오랜만에 회고한다는 죄책감에서 시작해서 그런지, 어째 내용이 아쉬움 뿐이다.

회고를 적지 않은 지난 기간 동안 뿌듯한 날도 풀죽은 날도 있었을 텐데 자주 돌아보지 않으니 그냥 뭉뚱그려서 회색이다.

나는 자주 나를 다그치지만, 그래도 '너무 잘 하고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그 말들에 의지해서라도 열심히 칭찬을 끼워 넣어야지.